Noah Davidson
노아 데이비슨
외관
매끄러운 검은 머리카락이 차분히 내려앉아 있다. 딱 맞는 셔츠와 바지에 비해서 살짝 큰 크기의 망토는 성장의 여지를 둔 것만 같다.
습관처럼 끼고 있는 오른 손목의 검은 머리끈과, 늘 왼쪽 팔에 앉는 올빼미 덕에 헤진 소매의 흔적.
고개를 돌리면 흔히 볼 수 있을 만한, 기억 한구석의 배경으로 스쳐 지나갈 법한. 평범한 학생 중 한 명이다.
성격
타고난 품행이 조용하고 차분하다. 울음 말고는 의사 표현을 할 수 없었던 시절부터 얌전했다고 하니 덧붙일 말도 없을 것이다.
소심한 것과는 결이 조금 다를지도 모르나, 겉으로 보기에 큰 차이가 없어 소심하다, 라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을 듯 보인다.
어쩐지 7학년을 기점으로 무슨 다짐이라도 한 것처럼, 조금이나마 적극적으로 변했다.
차갑게 구는 것은 아니지만 먼저 말을 걸거나 다가오는 일이 없었기에, 누군가에겐 갑자기 친한 척 구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간혹 그런 인간 관계에서의 어색함이 실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호의적이다. 정확히는 나쁘게 굴 이유가 없다. 에 가깝다.
딱히 자의식이 강하지 않고, 크게 거리낄 것이 없다면 네가 좋다면 나도 좋아. 라는 투.
거짓말을 잘하지 못한다. 사소한 거짓말도 하지 않을 정도로 착하다거나, 하얀 거짓말도 나쁘다고 생각할 정도로 정직한 것은 아니다.
그저 거짓말을 능숙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뻔뻔하지 못할 뿐이고, 거짓말을 할 때 스스로도 티가 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스워지느니 그냥 솔직하게 말을 하는 것 뿐.
상황에 따라 이도저도 못할 때에는 아예 입을 다무는 것을 선택하고는 한다.
지팡이
흑호두나무 / 유니콘의 털 / 10인치
기타
시간의 흐름을 따라 걷는 걸음에도 흔적이 남는다면, 그의 발자국은 눈 위의 발자국과 같을 것이다. 한 걸음씩 신중히 내딛은 것은 깊은 자국을 남기고 간다. 허나 멈추지 않고 내리는 눈은 언젠가 그 발자국을 모두 덮을 것이고…
그가 후플푸프에 배정된 것은 그다지 의외인 일이 아니었다. 모자가 놓여 있는 의자로 향하는 걸음마다 조심스러움이 뚝뚝 떨어졌으니.
후플푸프 아니면 래번클로겠구나. 슬리데린일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리핀도르는 못 될 것 같아. 하는 이야기들이 오가는 사이에서, 모자는 머리에 채 다 씌워지기도 전에 후플푸프를 외쳤다.
모두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면서도 움찔거리며 걸어가던 노아는 점점 웅크려지던 탓에 아주 많은 부담을 작은 어깨 위에 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래도... 그것이 싫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의 7년이 그랬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나, 눈에 띄는 것을 피하고,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고요히 홀로 보낸 시간들.
그런 그에게 작은 일탈이 있다면, 호그와트에 입학한 이래로 머리카락을 길러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입학했을 때에 동그랗게 자른 짧은 머리카락은 점점 자라 묶었을 때 반 뼘 정도 될 길이를 줄곧 유지했다. 그런데 별안간 다시 짧게 잘라온 것이 7학년 부활절 휴일. 쭉 긴 머리로 지내다 자른 것이라 스스로도 어색한 듯, 훤히 드러난 뒷목을 별 의미 없이 매만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제는 딱히 쓸모가 없지만 습관처럼 오른쪽 손목에 장식 없는 검정색 머리끈이 걸려 있다.
입학 이래로 꾸준히 함께해온 올빼미 올리. 올리의 목표를 읊어보자면 "신속"과 "정확". 물론 올리가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지만 7년의 생활을 돌아보면 그렇다. 간식을 들고 있든 아니든, 전해줄 편지만 전해주고 홀연히 떠나버리는 올빼미의 뒷모습을 보며 여지껏 친해지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은 최근까지도 연회장에서 드물게 볼 수 있다. 편지를 주고받는 유일한 상대는 부모님.
그렇다. 그렇게 주기적으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 그림책 속에 나오는, 세상 사람들이 으뜸으로 친다는 가족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일까?
노아는 어머니가 스큅, 아버지가 머글인 혼혈 가정의 외동아들이다. 전업주부인 어머니와 신문사 직원인 아버지. 가정에 충실한 이들 사이에서 노아는 사랑받고 자란 태가 난다.
휴일이나 방학을 보내고 올 때면 유독 통통해졌던 볼이나, 이것저것 가득 채워온 가방 따위가 그랬다.
대화를 하다 보면 드문드문 웨일스 억양이 섞여 나온다. 평소에는 낮고, 고저가 없는 차분한 톤에 가깝다면, 당황하거나 놀랐을 때에는 자연스럽게 고저 차이가 큰 특이한 음색과 다른 발음이 섞여 나오곤 한다.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탓에, 호그와트에 입학한 후 본인의 억양이 튀는 편이라는 것을 알고 다른 아이들처럼 말하는 것에 신경을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
웨일스 어의 경우 아버지 쪽이 웨일스 어를 제 1언어로 사용하고 있어서, 듣고 배운 것이 있어 어느정도 간단한 문장 구사 정도는 가능하지만 본인은 역시 영어가 편한 쪽.
묘하게 차가운 인상과, 적은 말수 때문에 오해를 살 때가 있긴 하지만 소소하게 좋아하는 것도 또 싫어하는 것도 많다.
통금시간 전까지 산책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퀴디치를 구경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직접 빗자루를 타는 것은 여전히 무섭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필요한 공부를 하는 일은 어쩐지 하기 싫어 억지로 하게 될 때가 많다.
심심할 땐 달콤한 젤리를 찾는다. 자기 전에 먹고 양치를 귀찮아 하기도 한다. 사실 7년 째 호그와트에 다니고 있지만 마법은 여전히 신기하고, 익숙한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조금 낮은 온도의 차가운 인상을 한 겹 벗겨내고 나면, 평범한 동급생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면을 마주하는 경우가 드물지라도.
좋아하는 과목도, 열심히 하던 과목도, 잘 하고 싶었던 과목도 변신술 이었으나 안타까울 정도로 재능이 없다.
보통은 2학년 때에 다 뗀다는 「입문자를 위한 변환 마법」 도 3학년이 넘어가도록 붙잡고 있었으니 말은 다 했다.
O.W.L에서 N.E.W.T 과정으로 넘어가지도 못할 성적을 받아 포기한 듯 보이지만, 혼자 관련 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등 흥미는 아직 잃지 않은 상태.
워낙 재능이 없다는 것을 빨리 알아 주변에 이야기하고 다니지는 않았으나, 애니마구스가 되어보고 싶었었다고 한다.
꿈은... 하얀 갈기가 멋진 유니콘. 왜 유니콘이냐 물어본다면...
마법사 세계가 아닌 머글 세계에서 자리를 잡기로 했기에, 졸업 이후 집으로 돌아가면 곧바로 A-LEVEL을 치를 예정이다.
따라서 별도의 N.E.W.T준비는 계획에 없었어서, 마법의 역사와 약초학 과목에서 각각 간신히 E와 A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마법약과 천문학 과목에서는 P에 머물렀다.
동급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 수와, 시험 점수도 눈에 띄게 훌륭하지는 못하였으나 스스로는 나름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시험을 치르기까지 부모님 몰래 A-LEVEL 공부와 N.E.W.T 준비를 병행했기에 어느 쪽도 뒤쳐지지 않도록 도서관과 기숙사 책상 위를 떠날 날이 없었던 시기가 한참이었다. 그러니 적당한 결과에도 만족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기는 했다.
가뜩이나 조용하고 존재감이 흐려 눈에 띄지 않는 노아가 학교에 있긴 한가 싶었던 시기. 물론 N.E.W.T가 끝났을 뿐이지, A-LEVEL은 아직이니 전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졸업 전까지는 조금 쉬엄쉬엄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며 조금 늘어진 모습을 보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