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bella Harmonia April
이사벨라 하르모니아 에이프릴
외관
(익명 지인 커미션)
조모에게 물려받아 빛을 받으면 은빛으로 반짝이는 머리칼은 사실 아주 옅은 회갈색입니다. 일자로 가지런히 잘린 앞머리는 가르마를 타서 한쪽은 귀까지 모두 드러나도록 깔끔하게 핀도 꽂아두었습니다.
차분하게 흘러내리는 머리칼은 실타래처럼 선이 얇고 기다린 길이의 무게만큼 차분하게 떨어지지만, 끄트머리는 곱슬거리는 모양새입니다.
늘 새로운 머리 장식을 하기 위해 긴 머리를 어떤 식으로든 단장하는 것은 고되지만, 자신이 만든 장신구를 보이는 데엔 이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는 편이죠. 적어도 이사벨라는 그렇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늘을 꼭 닮은 맑은 벽색 눈동자는 반사되는 빛이 없이 무덤덤한데다 순하게 쳐진 눈매와 눈썹 탓에 그다지 밝아 보이는 인상은 아닙니다. 다만 끄트머리가 둥글게 솟은 입매는 무표정도 옅은 웃음을 머금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죠. 입가에 선명하게 찍힌 점에 비해 옅은 색소, 눈에 띄는 홍조, 수상할 정도로 유순한 인상은 호불호가 갈리는 인상이라는 평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사벨라는 찍어낸 것처럼 똑같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지만요.)
교복 차림은 단정하다면 단정하고 자유분방하다면 자유분방합니다. 얇은 차림새를 선호하는 탓에 망토는 거의 걸치지 않으나 대신 목도리를 숄처럼 두르고 다닙니다. 슬리데린의 상징색과 흡사한 어두운 녹색 하이힐. 늘 한쪽 손에는 착용하는 흰 장갑이 특징입니다.
그녀가 착용하는 악세사리는 모두 자신이 직접 만든 것들입니다. 특히 하르모니아의 이름을 받은 뒤 처음 세공한 오른쪽 귀걸이는 애정이 각별하다고 하네요. 사실 그것을 제외하면 무엇도 고정적인 것은 없습니다. 모두 그날의 기분에 따라, 그날 유달리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들을 몸에 걸치고 있을 뿐이니까요.
성격
[ 탐미하며 탐욕스러운 ㅣ 오만한 ㅣ 낭만주의자 ㅣ 나긋한 ㅣ 변덕스러운 ㅣ 경계가 뚜렷한 ]
“제가 들인 수고를 생각하면, 이 아름다움은 마땅하죠.”
그녀는 자존심, 자부심, 자존감마저 뛰어납니다. 그래요, 간단히 말하자면 재수가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말이죠. 어딘가 기계적이고 짜 맞춘 듯한 습관적인 겸손도 보이지 않았다면 그녀는 손가락질받기 좋을 정도로 기묘한 자부심을 앞세웁니다. 직설적이지 않은 화법은 빙글빙글 돌려 말하다 못해 은유적인데다 긴장감이 하나도 없는 표정이나 헤픈 웃음은 그녀가 늘 쉽게 들뜨는 이가 아님을 말해주는듯 싶습니다. 오만하다는 말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 단어예요. 하지만 그녀의 답답한 화법에서도 뚜렷하게 직선으로 내지르는 모든 문장에는 ‘자신의 작품’ 에 대한 높은 평가가 이어집니다. 고요함 속 타오르는 열망은 오롯이 세공품을 향한 것이었으니 눈앞의 사람에겐 너무하다 싶은 정도의 저평가가 장난스러운 웃음과 함께 계속되네요. 이 보석 예찬론자의 입을 막기 위해선 적당히 동조해주는 것도 방법일지 모릅니다.
“이해받지 못해도 괜찮아요. 저 역시 당신을 이해하기 어려울 테니, 우리는 영원히 평행선 위에 있어요.”
기묘할 정도로 완벽과 완전함, 무결함에 집착하는 모습은 어딘가 광기가 서려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녀에게 있어 완벽은 보석이니 보석을 향한 탐욕은 놀라울 정도이죠. 무엇 하나에 애착을 가지는 모습은 인간에게 있어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만, 그녀는 애초에 다소 편향적인 성향을 이해받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이해받지 못한다면 어떤가요? 스스로 자처한 고립이라도 보석을 탐미하다 보면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는 걸요. 적당한 거리감이야말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녀의 선은 분명하기에 걸음을 함부로 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평행선 위의 우리도 제법 낭만 있잖아요. 당신은 당신, 그녀는 그녀. 인간이기에 서로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이대로 만족하도록 해요. 서로를 잇는 관계의 정의에 영원성을 부여하다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4월이란 변덕스러운 달이에요.”
나긋한 말씨, 조곤하게 내뱉는 작은 목소리는 그녀가 퍽 얌전하고 차분한 사람인 듯한 첫인상을 줍니다. 아마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실제로 이사벨라는 웃음이 헤프고 맹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인상이 옅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호그와트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이들이라면 알 것입니다. 그런 유순한 얼굴로, 상냥한 말투로 놀랍도록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그녀는 마치 스위치가 꺼진 것처럼, 혹은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돌변하곤 하니까요. 주로 선의에 기대는 공감의 대화에서 그런 반응을 보이고는 했죠. 순수하게 모르겠다는 표정과 곤란한 듯한 웃음, 그와 대비되는 냉정한 가치관……. 뚜렷한 주관에 비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듯 여린 마음씨로 당신의 존재를 예찬하면서도 금세 돌변하고 마는 그 웃음엔 그녀가 어딘가 결여된 인간임을 알려주는 듯 찝찝함을 남기고는 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비록 인간적인 선의는 부족하다고 해도 비인간적일 정도로 계산적인 그녀니까요. 뿌리는 선이 아니어도 당신이 그녀의 ‘방문자’가 되어 준다면, 그녀는 언제까지고 의문조차 가지지 않은 채 당신의 편입니다.
지팡이
(@Okayyy_0115님 커미션)
밤나무 / 용의 심근 / 9.4inch
“언젠가 좋은 파트너가 될 거예요.”
확신, 혹은 그렇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바람. 그것은 7학년이 된 그녀가 여전히 이 은빛 지팡이와 완벽한 동행자가 되었음을 일컫는 말은 아니기도 합니다.
기타
“이사벨라 Isabella”
1. 4월 6일생 / 탄생석은 블루 다이아몬드(만전), 탄생화는 아도니스(영원한 행복) / RH+ AB형 / 능숙한 양손잡이
2. 영국 국적으로 거처는 리버풀입니다. 조부모님과 부모님까지 3대가 함께 살고 있으나 첫째는 일찌감치 독립했기에 집을 지키는 이들은 6명뿐입니다.
3. 이사벨라 위로는 두 명의 남자 형제가 존재합니다. 특히 7살 위의 첫째와의 사이는 퍽 나쁘지 않았으나 에이프릴을 해석하는 방식이 상이했으며, 일찍이 바텐더가 되어 독립했습니다. 아직도 이사벨라와는 종종 연락을 주고받으며 운영하는 바에서 (논알콜)음료를 내어준다고 하네요. 다만, 이 첫째는 개성적이고 독립적인 에이프릴 내에서도 별종 취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4. 4살 위의 둘째는 보석 감정사로, 에이프릴의 입김이 닿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사벨라가 요청할 때마다 종종 도움을 주곤 하지만 각별한 사이냐고 묻는다면 그저 가족일 뿐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어색한 사이기도 하지요.
5. 한쪽 손에 반드시 착용하는 장갑은 보석을 다루기 때문에 생긴 버릇입니다. 집안에서 아주 어릴 적부터 주의를 받았기 때문에 지금도 당연한 일이 된 것이죠. 수시로 교체하기는 하지만, 하루에 몇 번이나 바꾸는지는 본인도 모른다고 해요.
6. 값을 치르지 않아도 보석과 어울리는 이가 있다면 선물하는 편입니다. 표현은 선물이지만, 부담스럽다면 그녀는 ‘투자’라는 명목이라고 둘러댑니다.
“졸업 후에도 여전히 그 보석과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다면, 공방 하르모니아로 찾아오세요. 멋진 세공품으로 장식해드릴 테니.”
“Harmonia”
1. 에이프릴의 자랑스러운 후계자에게 따라붙는 그 이름, 하르모니아는 상징하는 바가 다양합니다. 에이프릴의 가보로 내려오는 아름다운 목걸이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며 에이프릴에서 운영하는 공방의 이름이기도 하죠. 전대의 하르모니아로부터 시험을 통과하면 수여받는 이 이름은 보통 17세 전후에 받기 마련인데, 이사벨라는 15세가 되던 봄에 전대 하르모니아인 어머니로부터 이름을 물려받았습니다. 역대 하르모니아를 살펴보면 꽤 이른 시기였다고 볼 수 있겠네요.
2. 제 아무리 아름다운 보석과 세공품이 존재해도 그것을 착용할 사람이 없다면 가치는 쌓이는 먼지만큼이나 떨어질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손님이라 불리는 이들은 공방 하르모니아에선 방문자라고 일컫습니다. 주인 없는 세공품을 만나러 온 이들이란 뜻이죠. 늘 그렇듯 모든 인간은 방문자이며 공방의 주인 하르모니아는 조율자가 됩니다. 그녀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따라 공방에 얼굴을 비추며 많은 방문자를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어떤 보석이, 어떤 세공품이 어울리는지는 눈치로, 재능으로 키워온 탓에 안목만큼은 뛰어난 편이죠.
“April”
1. 부를 축적하는 것 이상으로 뛰어난 감정 솜씨와 완전무결함을 탐미하며 위상을 드높이는 마법사 가문 에이프릴. 그들은 언제나 탐욕스러웠으며 동시에 완벽을 추구하는 이들입니다. 에이프릴에게 있어 가장 완전한 물질은 보석. 불멸의 가치와 무결한 아름다움에 매료된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각종 보석을 쓸어모으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현재 에이프릴에는 많은 방계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이름 아래 모이는 이들도, 반대로 배척하는 이들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에이프릴이란 영원이며 동시에 각자의 완전함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커다란 흠집이 아닌 이상 에이프릴이 함께 모이는 일은 드뭅니다.
2. 새로운 만남, 따뜻한 공기가 물씬 느껴지는 4월을 상징 삼은 에이프릴은 때때로 ‘변덕의 4월’ 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유난히 변덕스럽고 보석과 완전무결함을 향한 집착과 괴짜스러움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보석의 세공, 감정, 유통 등 대부분의 과정에서 곳곳에 종사하는 이 가문은 그야말로 보석에 의한, 보석을 위한, 보석의 가문이라고 봐도 좋을 겁니다.
“호불호”
1. 모든 보석을 취급하며 모든 보석을 가치 있게 여깁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가치뿐만 아니라 아름다움, 영원성을 포함하여 이사벨라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면서 동시에 가장 좋아하는 것이죠. 그 종류를 가리지 않으나 유색 보석을 즐겨 다루는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보석은 블루 다이아몬드. 사실 하늘을 닮은 푸른색이라면 대부분의 보석을 좋아합니다.
2. 손재주를 필요로 하는 모든 행위를 즐기는 편입니다. 하르모니아로 정식 인정을 받은 뒤엔 본격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죠. 보석 세공은 말할 것도 없으며 기본적으로 자수나 뜨개질도 훌륭한 솜씨입니다. 생각이 복잡할 때 손을 움직이면 잡념이 쉽게 떨쳐진다고 하던가요? 사실 그녀가 잡념이 있다는 말도 쉽게 믿어지지 않을 것 같지만요.
3. 차가운 것보단 따뜻한 게 좋습니다. 원래도 몸이 차가운 편이라 한여름에도 긴팔을 주로 입는 데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낙이라고 할 정도면 말은 다 했죠. 알아주는 카페인 중독인 만큼 그녀가 마시는 커피만 하루에 5잔 이상입니다. 커피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좋아하는 음료는 바로 꿀물. 커피로 집중력이 채워지지 않을 때는 기분전환으로 꿀물을 한 잔 마시면 좋다고 하네요.
4. 미적지근한 인상과 달리 입맛은 꽤 자극적인 편입니다. 혀가 아릴 정도로 달거나 속이 쓰릴 정도로 매운 것, 약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쓴 것까지. 맛이 아니라 자극으로 먹는다고는 하지만, 저렇게 먹어대면 속이 상하지 않을까요?
5. 그녀가 유일하게 먹지 않는 종류는 바로 신 것입니다. 어릴 적 오빠에게 속아 먹었던 레몬만 생각하면 아직도 혀뿌리가 아리도록 침이 흐른다고 하니, 언제나 똑같은 웃는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는 것을 보고 싶다면 레몬을 권해보세요.
6. 싫어한다, 라고 하기엔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그녀는 어떤 이유에서도 소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고요한 적막 속에서 보석을 다듬는 것이 가장 즐겁기 때문이기도 할 테죠.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음악 공연에도 공감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감상을 권한다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닌 이상 거절하지는 않을 겁니다.